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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뚫린 물길, 청계천

가볼만한 곳^^/연인과의 국내여행

by 라제폰 2009. 3. 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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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물길은 폭포에서 시작된다. 팔당에서 끌어온 물길이라고 하지만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며 도시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아직 일년이 안되었는데 벌써 3천만이 다녀갔다고 한다. 물론 지나가는 사람 하나하나를 세어서 나온 숫자는 아니겠지만 서울과 수도권인구의 두배에 가깝고 전국민의 2/3에 미치지 못한다. 아직 우리 영화중에 2천만을 넘긴 영화가 없으니(글쓰는 현재까지 말이다. 혹시 모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2천만을 넘길지…. 사실 지난 주말 때늦게 이 영화를 보러 갔는데 아직도 만원사례(滿員謝禮)다.) 이 정도 흥행이라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청계천을 따라 보이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현대적 건물과 자연의 대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처음 삼일로의 고가가 뜯겨져 나가기 시작할 때 모두들 청계천 복원이 가져올 파장이 어떻게 우리 생활에 다가 올지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 주말 아침 청계고가를 거쳐 삼일고가를 거쳐 2호터널을 타고 달릴 때면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사이로 달리는 그 쾌감을 이제는 느낄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삼일빌딩. 한때는 서울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청계천 복원의 아이디어가 누구에게서 처음 시작되었는지 궁금하다. 많은 사람들이 무모하고 실현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그런 일이 현실이 되었다. 고가 아래 햇볕을 받을 수 없었던 어두운 거리가 서울의 중심으로 거듭 태어났다.


이른 아침 청계천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젊은이들.
된장녀 논쟁이 한창이지만 모닝커피와 함께 하는 도시의 아침은 새로운 현상일 뿐이다.
(두사람이 마시고 있는게 커피라고 확신한다.)



청계천의 원래 이름은 개천(開川)이다. 인왕산과 북악의 남쪽 기슭과 남산의 북쪽 기슭에서 출발하여 서울의 성 안에서 만나 서에서 동으로 흐른다. 총길이가 10.92km나 된다. 서울을 남북으로 가르는 중요한 경계였다. 지금은 한강이 서울을 남북으로 갈라 강남과 강북으로 나누는데 이때에는 청계천을 경계로 남북이 나뉘었다고 한다.


독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청계천 다리 아래가 책읽는 공간으로 대변신하였다.
('청계천 다리 아래'는 부정적인 표현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표현이 되었다.)



도성 중앙을 흐르는 하천이라 여러 차례에 걸쳐 정비작업이 있었다고 한다. 도성을 처음 만들 때 물길을 바로 잡는 공사가 있었고 태종 때 둑을 쌓고 1760년(영조 36)과 1773년(영조49)때 두번의 정비작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개천의 폭을 넓히고, 양쪽에 돌을 쌓고, 수로를 직선으로 만들어 인구증가에 대비했다고 한다.


띄엄띄엄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놀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일제시대 초기에 관리부족으로 지난 500년 동안 서울 사람들의 생활의 중심이었던 청계천이 도시의 하수구로 전략하였다. 이 때부터 청계천은 더러운 곳 없어져야 할 곳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도시빈민의 무허가 거주지역, 복개된 후 무허가 공장들이 난립하고 누구도 손댈 수 없는 도시의 슬럼이 되어 버렸다.


인공적인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청계천의 가을은 자연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도심 속에서 초록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결국 덮어버렸다. 광복과 한국전을 거치면서 슬럼화되어 버리자 위생과 도심경관 개선을 목적으로 청계천을 덮어버렸다. 한자말로 복개(覆蓋)해 버린 것이다. 결국 하수도화 되어 버린 청계천은 콘크리트로 덮여 보이지 않게 되었고 그 안은 거대한 하수도가 되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1971년에는 그 위로 청계고가도로가 만들어졌다.

청계천에 핀 꽃에서 가을을 느낀다.

1년 사이에 청계천을 세 번이나 찾았다. 처음은 추운 겨울 낮 시간에 두 번째는 한여름 저녁이었다.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었다. 며칠 전 새벽에 찾은 청계천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도시의 아침을 여는 청계천. 청계천을 따라 걸어 출근하는 직장인, 다리 아래 그늘에서 책을 읽는 사람, 커피를 마시며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도시의 삭막함을 씻겨 주고 있다.


1코스와 2코스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1코스를 찾는다고 한다.
비슷비슷한 스카이라인 뿐인 1 코스보단 2코스가 매력적이다.



다음에 청계천을 찾게 되면 광화문에서 출발하지 않고 한강과 만나는 곳에서 출발해 보려고 한다.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지하철과 함께하는 청계천. (출처 : 서울시지하철공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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