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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어스와 테러리스트

라이프/예병일의 경제노트

by 라제폰 2008. 12. 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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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4일 목요일]

구글어스와 테러리스트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12.04)
2006년 말, 이라크 남동부에 있는 항구 도시 바스라에 주둔한 영국군은 자신들이 그 도시와 인근에 숨어 있는 반란군들로부터 점점 더 정확해진 박격포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공격을 받아 한 병사가 사망했고, 여러 병사들이 부상을 입었다.
이런 포격이 이어지자 2007년 1월 둘째 주에 영국군은 반란군 용의자들의 주택들과 은신처를 급습했다. 일부 건물들에 침입했을 때, 영국은 구글어스의 지도 서비스에서 출력한 자료들을 발견하고 무척 놀랐다. 출력된 자료들

은 영국군의 주둔지를 개개의 천막은 물론이고 화장실까지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게 보여주었다.
(233p)

니콜라스 카 지음, 임종기 옮김 '빅 스위치 - Web2.0 시대, 거대한 변환이 시작된다' 중에서 (하이브리드(동아시아))

구글의 지도서비스인 ‘구글어스’가 인도 뭄바이 테러에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테러 현장에서 생포된 테러범이 자신들은 위성전화, 위성항법장치(GPS) 등의 기술을 사용했으며, 특히 구글어스의 디지털위성 이미지로 테러 장소를 찾아 공격 위치 좌표를 맞췄다고 진술한 겁니다.
사실 구글어스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7년초에는 이라크 반란군이 구글어스를 이용해 바스라에 주둔한 영국군을 공격해온 사실이 드러났었지요.
인터넷이 발달되고 구글어스 같은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테러리스트나 게릴라군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정규군처럼 값비싼 장비를 갖추지 못했다 하더라도 구글어스와 GPS 장치 등을 활용해 포격이나 습격의 정확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이번 뭄바이 테러의 경우는 인터넷 서비스를 테러에 '악용'한 케이스이지요. 하지만 인터넷을 긍정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좋은 케이스들도 많습니다. 구글어스를 학교 교사들이 지리 수업시간에 활용하고, TV 뉴스를 제작할 때도 시청자의 이해를 높여주기 위해 사용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 지역을 둘러볼 수도 있고, 부동산 중개인들이 매매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번 구글어스에 대한 논란을 보며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과거의 '미약한 존재'에서 '강력한 존재'로 부상하고 있는 '개인'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핵무기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핵에 대한 연구를 금지하기가 어렵듯이, 인터넷도 그렇습니다.그래서 핵이나 인터넷 같은 강력한 '도구'일 수록,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선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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