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밤이면, 명멸하는 불꽃이 비추는 중앙 방에 모여, 그날 있었던 일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니면 함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전등은 (중앙난방과 함께) 그 긴 전통을 해체시켰다. 가족 구성원들은 밤이면, 서로 다른 방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혼자서 공부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일을 하거나 하기 시작했다. 각 개인은 더 많은 사생활을 가졌고, 더 큰 자율성을 느꼈다. 하지만 가족의 유대감은 약해졌다.
가끔, '인터넷'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어느새 우리는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불과 10여년 만의 일이지요. 일을 하거나 연락을 할 때도, 뉴스를 보거나 숙제를 할 때도, 인터넷은 '당연한 존재'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예전의 우리는 서가에 있는 책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독서를 했습니다. 노트나 백지를 앞에 놓고 '사색'하고 '고민'하며 나의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친구에게 정성껏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기도 했지요. 조금 불편은 했지만, '깊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이런 우리의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정보가 필요하면 인터넷에 접속해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 됩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보지 않아도 인터넷에 있습니다. 컴퓨터가 고민을 대신 해주고, 편지 대신 이메일을 보냅니다. 우리는 편리함과 정보력을 얻었지만, 그러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사유', '고민'이라는 단어를 잃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먼 옛날 누군가가 '심지'를 발명했고, 그후 인류는 어두운 밤에도 양초를 밝히며 생활할 수 있게됐습니다. 어둠이 깔리면 안방의 양초 불빛 옆으로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눴습니다. 그후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고, 우리의 삶은 훨씬 편리해졌습니다. 각 방마다 전구가 켜졌고, 가족은 각자 방으로 흩어져 자기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구로 인해 얻은 것도 많았지만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도 많았습니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양초와 전등의 관계처럼, 인터넷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하지만 분명 예전의 우리가 갖고 있었던 좋은 점들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인터넷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평소에 전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사색'이나 '분위기'가 필요할 때는 촛불을 켜는 것처럼 말입니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경제노트가 인터넷 시대에도 '사색'과 '따스함'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다... 이를 위해 경제노트 사이트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내부 테스트 중인 업그레이드 사이트는 연말쯤 완성됩니다. 책과 이웃을 사랑하는 '지혜로운 34만 경제노트 가족들'이 편하게 '연결'(Link)되어 자신의 지혜를 '공유'(Share)하며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구의 시대에도 양초의 따스함을 잃어버리지 않는 '현명한 사람들'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