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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시장 - 지하철타고 5일장에 가다

가볼만한 곳^^/연인과의 국내여행

by 라제폰 2008. 11. 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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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시장 입구. 물건을 팔러 나온 사람과 사러 온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5일장하면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먼지 날리는 시골길을 지나 가는 곳이려니 한다. 도시화에 밀려 사라져버렸다. 닷새에 한번 장이 열리는 '비효율'적인 시장을 도시와 현대 문명은 인정하지 않는다.

도시 주변에서 모두 사라져 버린 그 5일장이 지하철 타고 갈 수 있는 곳에 아직 남아 있다. 지하철 8호선의 마지막 역(모란역, 분당선도 이 역에 선다)엔 아직도 매 4일과 9일에 아직도 5일장이 선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대의 5일장이다. 지하철 타면 서울 도심에서 채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화훼부에서는 난초뿌리와 알로에도 팔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계절 꽃과 화분을 살 수 있다. 난초 파는 아주머니가 난초를 뿌리의 상태로 구분해서 팔고 계셨다. 그다지 전문적이란 느낌은 들지 않았다.


'모란'이란 지명이 낯설다 평양출신의 예비역 육군대령 김창숙에서 기원한다. 58년 육군대령으로 예편, 61년부터 광주군수를 지냈다. 제대 후 현재의 모란 일대에서 가난한 제대군인을 모아 버려진 황무지를 개간했는데 그 개척지의 이름이 모란이었다. 개척이 마무리되면서 생활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처음 5일장인 '모란장'을 열었다고 한다. 그는 군사혁명직후에 짧은 기간 광주군수를 지내기도 했다. 모란장이 언제 처음 열렸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 그 시작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5일장의 모습을 갖춘 때가 62년 즈음이라고 한다.


시장 한편에 차려진 빈소.
돌아오지 못할 이웃에 대한 시장 사람들의 그리움을 엿볼 수 있다.


처음 모란장은 지금의 자리에 있지 않았다. 처음 생겨난 60년대에는 성남시 수정구 수진2동(지금의 모란예식장 주변)에서, 70년대와 80년대에는 성남시외버스터미널과 상설 모란시장, 성남대로변으로 넓게 자리잡았었다. 지금의 장터인 중원구 성남동 대원천 옆 공영주차장으로 90년 9월 24일에 옮겼다.

선과 약재도 모란시장의 주요 품목이다.


대충 자리 잡은 것 같아 보이지만 상인들은 자기 자리를 갖고 있다. 상인회에 등록된 상인들(950명이 넘는다고 한다)은 지정된 자기 자리에서 장사를 한다. 이외에도 자리를 갖지 못한 노점상들과 자신의 생산물을 팔러 나온 농민들을 모두 합하면 1,500명이 넘는다고 말한다. 주변의 상설시장까지 합하면 엄청난 규모이다. 상인회의 전체 구역을 13개 묶음으로 나누는데 화훼, 잡곡, 약초, 생선, 음식 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의류, 신발, 잡화, 야채, 애견, 가금 등이 있다.

모란시장 배치도


지하철 역에서 나와 시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화훼부가 있다. 계절 화분과 꽃들을 파는데 알로에도 팔고 난초뿌리도 판다. 그 다음이 잡곡부다. 쌀, 보리, 콩 등을 취급한다. 잡곡부 지나서 자리잡은 약초부에서는 굼벵이, 지네, 인삼 등 온갖 약재가 거래되고 있다. 이 곳의 약초부는 지방의 장터를 돌며 수집한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의류부·신발부·잡화부·생선부가 이어진다. 생선부에서는 살아있는 민물 활어도 살 수 있다. 이어서 나타나는 음식부는 모란시장의 명물이다. 우묵·콩국수·칼국수 등을 3000천원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손님 앞에서 썰어서 만드는 칼국수. 콩국물에 말아낸 우묵 맛도 일품이다.


고추부에선 고추와 마늘을 파는데 산지를 제외하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한다. 고추부는 도매와 소매가 함께 이뤄지는데 고추 도매장은 장이 서기 전날인 3일과 8일 새벽과 오전 중에 이뤄진다. 주로 서울과 경기도 남부 지역의 고추방앗간을 상대로 한다.


개가 팔리고 있다. 살아있는 개 뿐만 아니라 식용으로 가공이 끝난 개도…. 사실 개를 잡아서 식용으로 가공하는 것은 불법이다. (작은사진. 사진은 남대문시장에서 발견한 '개고기'팝니다. 여기 모란시장에선 '개고기'란 세 글자를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사진 찍히는 걸 무척 싫어 한다. 개고기시장이란 사회적 비난을 무서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안쪽에 애견부와 가금부가 자리하고 있다. 애견부는 모란장을 대표한다. 식용으로 사용될 개와 가금류를 거래하는 도매장은 3일과 8일에 형성된다. 주변의 상설 시장에서도 팔린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란시장이 개시장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칼국수와 콩국수를 싼 값에 배불리 먹을 수 있고, 내 조카가 좋아하는 번데기를 천원짜리 몇장이면 봉지가득 살 수 있는 정감 넘치는 곳이다. 김장 준비하는 어미니들이 소래포구를 찾듯이 고추를 사러 가는 곳이다.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도식 속의 5일장이다.


찾아가는길


자가용
1.판교-구리간 고속도로에서 성남광주로 나오면 바로 왼쪽
2.서울(양재)쪽에서는 성남쪽으로 계속 직진, 경원대를 지나 고개 두번을 넘으면 오른쪽
3.판교톨게이트에서 나와 첫 신호에서 좌회전 신호 받아 직진, 시흥사거리 다리 건너기 전에 우회전 하면 모란 대형주차장

지하철
8호선 분당선 모란역 5번 출구(시외버스터미널)로 나와 직진, 오른쪽

버스
잠실에서 분당 오는 버스는 무조건 모란역을 경유
(2, 2-1, 3, 3-1, 30, 70, 7-5, 10-1, 17, 32, 33, 67, 70, 77-1, 80, 820, 906, 116, 117,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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